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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에서 왜 한자를 배워야 하나? 소유 박현주 “한국학교에서, 일주일에 한 번 그것도 3시간밖에 안 되는 시간, 우리 애가 한글도 못다 배울 참인데 웬 한자를 다 배워야 해요?” 어떤 어머님께서 못마땅해하시며 물어 오셨습니다. “선생님 왜 한국학교에서 한자공부를 해요? 이거 시간 낭비 아니에요? 한글 공부도 힘들어 죽겠는데....” 학생이 묻습니다. 저는 대답합니다. “그 힘든 한글 공부를 쉽고 빠르게, 그리고 바르고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예요. 그리고 당당한 한국계 미국인이 되기 위해서이지요.” 한글이 발명되기 이전엔 한국 사람들에겐 한국 고유의 말은 있어도 그 것을 글로는 쓸 수 없었던 무문자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한자, 이두, 향찰 표기 등 한자를 빌려 한국말을 표기했었던 한자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 후 최항, 박팽년, 신숙주, 성삼문 등 학자들과의 연구 끝에 세종대왕(1397-1450,조선 4대 임금)께서 한글을 편찬하셨습니다. 1446년 세종 25년에 세종대왕께서는 “나랏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가 서로 통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여도 뜻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를 불쌍히 여겨 새로 28자를 만드니, 사람마다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게 쓰기를 바란다.”하고 훈민정음을 반포하셨습니다. 그리하여 한자와 한글(언문)을 함께 쓰던 국한문 시대가 되었습니다.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해 기념하고, 30여 년 간 한글 전용 운동을 중심으로 하는 한글 시대에 들어왔습니다. 한국에서의 한글 순화 운동은 일제시대 이 후 남용되거나 오용된 외래어를 한글로 바르게 알고 제대로 바꾸어 쓰자는 좋은 뜻으로 일어났습니다. 좀 더 나아가 순 한국말 쓰기 운동을 주장하여 한글 전용 운동이 일었습니다. 그 결과 참으로 많은 아름다운 우리말과 글을 되찾았습니다. 그러나 어디에서나 그러하듯이 정통파들은 극단적으로 생각을 행동화하여 중용의 덕을 놓치게 마련입니다. 한글 전용 운동이 한자교육 폐지로 극화되어 결국 2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지식층 중에서도 한자를 거의 모르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한국어 구조는 한자를 어원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어의 70%가 한자에서 빌어 온 말(한자차용어-편의상 한자어라 칭하겠습니다.)들이기 때문에 한국어 어휘의 근원을 알기 위해서는 한자를 공부해야함이 불가피합니다. 우리는 거의 그 한자어의 뜻을 그저 추측해가며 읽고 쓰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이름 자체도 대한민국(大韓民國)으로 한자를 어원으로 하고 있고 우리 거의 모든 한국 사람의 이름도 그러한데 순 한국말 쓰기 운동(純 韓國말 쓰기 運動)은 억지에 가까운 꿈의 운동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그 운동의 이름조차 그렇게 순 한국말로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글은 소리글자입니다. 한글로는 어떤 소리도 다 적을 수 있기 때문에 본디 우리말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 빌려온 어떤 말도 거의 다 정확하게 적어낼 수 있습니다. 그 우수성을 인정하여 1997년 10월 1일엔 UNESCO에서 한글을 세계 문화 유산으로 설정하였습니다. 한글이 훌륭한 것은 단지 소리를 잘 옮겨 적을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한민족은 한글 발명 훨씬 이 전부터 이미 중국과 더불어 동양 사상의 바탕을 만들고 그를 발전시켜왔습니다. 한글 자모 그 자체가 한국 고유의 천지인 삼재론과 중국에서 받아들여 발전된 음양 오행 사상에 바탕을 두고 탄생했습니다. 그 기본적인 동양사상들을 통합하여 만들어져 자연현상은 물론 소리와 모양, 감정과 생각의 음양까지도 그려낼 수 있고 어떤 세계의 언어도 표기할 수 있어서 훌륭합니다. 그런데도 굳이 꼭 순수성만을 우수한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억지 단일민족 고질병입니다. 한글은 순수해서 자랑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그 용이성과 융통성이 훌륭합니다. 중국에서 빌려왔다 하면 무조건 열등의식에 빠져야하는 사대주의사상 후유증 때문에 한글의 전인류적 가치를 가볍게 해서는 안됩니다. 한국이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부정하거나 지울 수는 없습니다. 지울 필요가 없습니다. 아니 바르게 인정하고 그래서 우리 것을 더 풍요롭게 이루어올 수 있었음에 고마워함이 더 옳다고 봅니다. 그것은 한국 문화도 다른 민족의 문화에 많은 영향을 주어왔고 또 계속 영향을 줄 것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 문화가 앞으로 모든 사람들이 함께 누릴 수 있는 세계문화를 더욱 풍부하게 하는 데 한 몫을 해야한다는 다짐이 되어야 합니다. 한국학교에서 한국문화, 한국역사교육과 더불어 한자교육을 해야함이 이렇게 분명해집니다. 세계 모든 나라의 문화가 그런 것처럼 세계의 모든 언어는 서로 빌려 적응시키며 발전되어왔고 계속 섞이어갑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세계의 모든 언어가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학교에서의 한자교육의 목표는 이러한 시대에 부응하여 단순히 중국글자 몇 자를 가르쳐 단편적인 지식이나 더해주는 데에 있지는 않습니다. 단지 한글 공부를 쉽고 빠르게, 그리고 바르고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 만도 아닙니다. 우리는 아직도 한국을 중국의 속국으로 잘못 알고 무례한 질문을 던져오는 무식한 문화인이 난무하는 세계에서 살고있습니다. 70%가 한자어인 한글을 배우고 가르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만나지는 이 문제점을 근거 없는 부끄러움으로 얼버무려서는 안될 것입니다. 한자교육을 함으로써 학생들이 두 나라가 어떻게 같고 다른가를 확실하게 알게 되고 한국의 역사적, 세계 문화적 위치를 바로 이해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리하면 “도대체 너희 한국 것 중에 중국 것이 아닌 것이 뭐가 있냐?”라는 황당한 질문을 받고도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당당히 설명해 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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